조금 다른 방향으로
최근 홈페이지를 새단장 하면서, 지금까지 만들어 온 작품들 대부분을 컬렉션에서 내려두었습니다. 오늘 처음 미물즈를 찾아오신 분도 계시겠지만 오랫동안 지켜봐 주신 분들은 아쉬워하시거나, 왜 더 이상 볼 수 없는지 궁금해하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. 새로운 작품을 구상할 때마다 저는 자주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. '이건 손이 너무 많이 가겠다.' ‘이건 만드는 데 너무 오래 걸리겠다.’ 그러다 보니 만들고 싶었던 작품보다 세상에 나오지 못한 작품들이 더 많아졌습니다. 조금 더 효율적으로, 조금 더 많이. 미물즈를 시작했던 이유와는 다른 방향의 이야기들이었습니다. 이제는 조금 다른 방향으로 걸어가 보기로 했습니다. 내려둔 작품들을 언젠가 돌아올 수도 있고,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. 아직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. 그럼에도 미물즈가 시작된 계기가 되어준 갯민숭달팽이와, 오랫동안 애정해 온 산호동산 만큼은 조금 더 함께해 보려고 합니다. 한동안 판매하지 않던 작품들의 재입고를 기다려 주신 분들도, 꼭 다시 만나기를 바라며 따로 연락을 남겨 주신 분들도 계셨습니다. 한 분 한 분께 직접 전하는 갑작스러운 연락이 실례가 될 것 같아, 언젠가 닿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글을 남깁니다. 기다려 주신 마음에 응답하지 못하게 되어 송구스럽습니다. 그리고 아쉬워해 주시는 모든 분들께, 그 마음에 깊이 감사드립니다. 아쉬움은 애정이 있어야 가능한 마음이니까요. 앞으로 어떤 모습이 펼쳐질지 아직 알 수 없습니다. 그럼에도 갯민숭달팽이처럼 천천히, 미물즈만의 속도로 어딘가를 향해 나아가 보겠습니다. 감사합니다.
